일상의 풍경 혹은 정물을 소재로 삼아 감각과 경험에 관한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 온 고진한 작가의 신작을 전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는 마치 안개 사이로 보이는 풍경처럼 흐릿한 이미지, 차갑고 딱딱한 껍질이 제거되고 부드럽고 따뜻한 속살만 남은 듯한 느낌을 주는 작업들입니다. 이는 대상의 정확한 재현을 염두에 두기보다, 사물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시선, 초점이 맞지 않아 뿌옇게 표현된 화면 등을 통하여, 사물을 눈으로 자세히 ‘본다’ 라는 구체적 감각으로서의 문제와 그에 대한 기존의 경험적 지식을 재확인하는 행위와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인간에게 본다는 행위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기보다는 상황 등에 의해 결정되는 불완전한 요소이기에 오히려 작가는 자신만의 사물 바라보기의 방법을 택한 것으로, 이번 전시는 감각과 경험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고진한의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